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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토르: 러브 앤 썬더, 천둥의 신은 결국 무기의 신이며 근육 바보인가

by 우당탕탕_ 2022. 7. 21.

출처: 네이버 영화

개봉: 2022.07.06

등급: 12세 관람가

장르: 액션, 모험, 판타지

국가: 미국

감독: 타이카 와이티티

러닝타임: 119분

배급: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호전적이였던 젊은 신 토르의 성장

처음 천둥의 신을 만난 것은 2011년 '토르: 천둥의 신'이었습니다. 이때의 토르는 힘의 자잉이 심하고 상호 소통이 어려운 약간은 무지하고 바보같은 면모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3개 단독 시리즈와 어벤져스 시리즈를 통해 힘에 대한 맹신을 버리고 사람에 대한 이해와 협력을 배우고 신의 자질에 대해 다시 깨닫게 됩니다. 토르의 서사는 2019년 '어벤져스: 엔드게임'으로 완성되고 2022년 현재 토르는 마지막 남은 원년 어벤져스 멤버입니다. 아, 물론 호크아이가 아직 남아있지만 잠시만 넘어가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우선 첫 번째 시리즈였던 영화 '토르: 천둥의 신'에서는 단순하고 호전적인 젊은 신이였습니다. 아스가르드 백성을 지키는 지혜로운 방식보다 정의 실현에 더 치중하여 적진에 쳐들어가는 토르의 전투 방식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전투의 실패로 아스가르드의 차기 왕으로 임명되지 못한 채 지구로 쫓겨난 토르는 모든 전능을 빼앗기고 묠니르를 들 자격을 갖추지 못해 힘을 제대로 발휘할 수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자신을 희생하여 지구의 인간을 구하려는 토르는 힘을 가질 자격을 얻어 묠니르로 디스트로이어를 무찌르게 됩니다. 이후 중간의 단독 영화 2개와 2개의 어벤져스 시리즈를 건너뛰고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토르를 본인이 죽이지 못해 전 우주의 절반이 사라지는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자책하며 무너집니다. 이후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힘을 잃은 타노스의 목을 치며 지독한 복수심과 증오심을 표출하지만 깊은 허무에 빠진 영웅의 모습을 아주 잘 보여줍니다.

하지만, 다시 단독 시리즈로 돌아온 토르는 10년 전보다 더 유치하고 바보 같은 무지한 신이 되어버렸습니다. 유쾌한 성격이었던 토르가 유치한 옛날 영웅으로 전락해버립니다.

토르의 서사에서 정말 사랑은 없었는가

이번 '토르: 러브 앤 썬더'는 아직도 공허를 사는 토르가 다시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삶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저는 '토르가 사랑을 모르는 존재인가' 왜 하필 '러브'와 '썬더'인가 예고편에서부터 의아했습니다. 토르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을 꾸준히 경험했습니다. 이번 '토르: 러브 앤 썬더'만이 아니라 어머니, 아버지, 동생 모두 잃었습니다. 물론 가족애가 아니라 연애의 감정이 필요했던 것인지 상실의 감정이 필요했다면 적어도 그 사랑의 서사에 그 타당성이 있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토르는 맨 먼저 '토르: 다크월드'에서 에테르(곧, 인피니티 스톤)을 지키려고 고군분투하던 엄마 프리가를 잃습니다. 정신적으로 의지하던 엄마를 잃게 되었지만 일련의 과정을 통해 왕위 계승을 포기하고 사랑하는 연인 제인 포스터와 함께 토르는 지구로 떠납니다. 이렇게 신으로서 왕으로서의 역할을 포기하고 선택한 사랑이었는데 헤어지게된 사연이 겨우 여타 다른 연인들의 이별과 같은 소통의 부재, 작은 다툼이라니 이전의 서사들을 모두 무시하는 것으로 느꼈습니다. 과거 인피니티 스톤의 선택을 받은 제인이 그 영향으로 에너지를 빼앗기고 점점 죽어간다는 원작의 내용들, 적어도 그런 설정을 활용하여 사랑의 희생과 헌신을 선택해도 괜찮았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더욱 남습니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악당 고르는 하염없이 진지하고 어두운데 토르는 너무 가벼운 태도로 일관하는 것에서 오는 괴리감이었습니다. 고르의 딸을 잃고 섬기던 신에게 조롱당함으로써 신들을 학살하게 된 서사도 물론 좋았다고 말하기엔 아쉬움이 많습니다. 하지만 어찌 되었든 새로운 악당이 설정되었고 토르는 아스가르드를 떠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와 함께 우주의 가디언 역할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 토르가 또다시 염세주의적인 태도로 악당들을 가볍게 대하는 모습은 10년 전의 토르로 회귀한 듯한 느낌을 강하게 주었습니다. 악당에게 고통받는 사람을 구하는 것이 아닌 본인의 정의 실현에 치우친 바보 같은 모습 말입니다.

그럼 이번 토르의 4번 째 시리즈는 완벽한 졸작인가

물론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번 '토르: 러브 앤 썬더'는 좋은 부분도 많습니다. 영화의 시작을 코르그가 토르에 대해 신화에 대해 설명하듯이 나레이션 하는 부분이나 신화 속 염소들, 투스내셔와 투스그라인더의 깨알같은 유머들은 극의 지루함을 전환시켜주는 좋은 장치들이었습니다. 또한 인격을 부여한 스톰브레이커의 질투 장면들도 토르와 스톰브레이커의 관계성을 유쾌하게 보여주는 재밌는 부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부분, 토르의 시리즈가 아직 끝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부분입니다. 토르는 러브와 함께 다시 가디언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고 모험을 시작합니다. 원년 멤버 토르를 앞으로 최소 한 번은 더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안도감만으로도 이번 '토르: 러브 앤 썬더'의 감상 가치가 충분히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다음 시리즈를 영화관에서 관람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는 현재까지 '아니오'입니다. 그렇지만 이번 시리즈가 다음을 위한 다리 역할이었다면 다시 심기일전하여 토르의 서사가 탄탄하게 돌아온다면 포기하지 않고 영화관으로 달려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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