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철없는 학창 시절 그럼에도 가장 그리운 시절

사진 출처_네이버 영화

영화 기본 정보

개요-드라마

상영 시간-107분

개봉 일자-2009년 11월 26일

평점-9.28

관객 수-10만 명

영화 '바람' 줄거리

주인공 짱구는 엄한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공부도 잘하고 바르게 자란 형과 누나와는 달리 폼 나고 멋진 학창 시절을 보내고 싶었던 짱구는 집안에서 유일하게 명문고에 진학하지 못해 골칫덩이가 됐습니다. 짱구가 진학하게 된 광춘 상고는 폭력적인 교사들과 학생들 간의 세력 다툼으로 부산에서 유명한 학교였습니다. 입학 후 조회시간은 '불법 서클'의 쓸만한 후배 물색으로 시작됐습니다. 짱구는 불법 서클 '몬스터'의 2학년 선배들의 카리스마에 압도당합니다. 이후 학교의 약육강식 세계에 적응하던 중 학교폭력 신고로 짱구와 친구들은 유치장에 갇히게 됩니다. 다행히 정학을 면하고 학교에 돌아온 짱구는 유치장 사건으로 학교에서 유명 인사가 되었고 친구 영주를 따라 몬스터에 가입하면서 선배들의 카리스마를 더욱 동경하게 됩니다.

사진 출처_네이버 영화

배우 정우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각본

영화 바람은 주연 배우인 정우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전반적인 배경과 사건 모두 실재 정우가 다녔던 학교와 일화를 담고 있습니다. 단지 에피소드에서 착안한 것이 아니라 실재 다녔던 부산 상고를 배경으로 촬영하는 등 모습을 비슷하게 담아냈다고 합니다. 또한 출연 배우 상당수가 부산이나 경남 출신으로 사투리 고증이 잘 된 영화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여담

당시 짱구의 여자친구 역으로 출연했던 배우 황정음은 배역상 대사도 적은 단역이었지만 영화 개봉 당시 드라마 '거침없이 하이킥'의 방영 인기로 기자회견에서 배우 황정음의 인기가 매우 높았다고 합니다. 또한 극중 짱구를 불법 서클 '몬스터'로 이끈 친구 '영주' 역의 배우 손호준은 전라도 광주 출신이지만 경상도 사투리를 매우 잘 구사하여 영화를 본 관객들 중 배우 손호준을 경남 출신으로 오해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극 중 명장면으로 꼽히는 옆 학교 학생들과의 신경전에서 강한 인상을 주었던 배우 지승현, 이유준, 양기현은 이후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 카메오로 출연하여 배우 정우의 고향 선배들로 열연했습니다.

영화 '바람'은 독립영화로 극장 상영 당시에는 큰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 케이블 채널 방영, 온라인 다운로드 등의 경로로 실재 관객 수보다 인지도가 높은 작품입니다. 특히 당시엔 OTT 서비스 등이 활발하지 못한 시절로 '토렌트'와 같은 불법적인 사이트를 통해 접한 관객도 많아 '토렌트 천만 관객 영화'라는 별명도 있습니다.

 

영화 결말 및 소감(스포일러 주의)

주인공 짱구는 폼 나고 멋진 학창 시절에 대한 동경을 갖고 있었지만 아버지의 죽음을 통해 진정한 어른이란 무엇인가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가족을 지키는 것, 힘을 올바른 곳에 쓰는 것이 더 중요한 가치임을 깨닫습니다. 이런 성장의 배경에는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큰 사건의 영향도 있었지만 아직 성숙하지 못한 짱구의 방황을 기다려주는 가족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들과 달리 힘의 논리를 더 믿고 따르는 동생을 포기하지 않고 본인만의 방법으로 기다려준 형과 누나, 다정하진 않지만 위기의 상황에 항상 짱구의 편이 되어준 엄마와 아빠가 있었습니다.

상실의 사건으로 짱구는 갑작스러운 심경의 변화를 겪고 한 층 성숙해지고 불법 서클 선배들의 삶을 동경하던 과거와 달리 대학 진학을 택하며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비록 영화의 주 배경이 된 1990년대에 학창 시절을 보내진 못했지만 방황하던 10대의 마음과 가족의 끊임없는 지지와 응원을 떠올릴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학창 시절을 보냈던 2000년대도 나름의 방황과 갈등이 있었기에 10대 때에만 느낄 수 있는 혼란과 고민들이 영화에 몰입을 더 해 주었습니다. 현재 학창 시절을 보내는 1990년대 시대적 배경과 분위기가 낯선 세대는 공감하기 힘들 수 있지만 비슷한 시대를 경험한 세대에게는 향수와 공감을 주는 영화 '바람'이었습니다.

 

덧붙여, 응답하라 시리즈를 좋아했던 분들이라면 영화 바람을 통해 배우들의 과거 모습과 연기를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기에 추천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