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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카우보이 비밥: 천국의 문, 당신은 현실을 살고 있나요?

by 우당탕탕_ 2023. 1. 9.

감독: 와타나베 신이치로

출시일: 2003.10.03

장르: 애니메이션/액션/모험/범죄/드라마/SF/스릴러

관람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상영 시간: 1시간 56분

방영 OTT: 왓챠, 쿠팡 플레이(2023년 1월 기준)

넷플릭스 오리지널 때문에 알게 됐지만, 원작의 작품성이 훨씬 좋다

구독하던 영화 리뷰 채널에서 넷플릭스가 '20세기 최후의 명작'을 실사화한다는 내용을 접했습니다. 이번에 리뷰할 극장판이 아닌 TV판은 1998년 작품으로 특유의 분위기와 음악, 작품성이 뛰어나 작품의 팬이 많다고 합니다. 넷플릭스는 작품 제작에 있어서 감독의 권한을 침범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기 때문에 원작자인 와타나베 신이치로가 자문을 맡고, 원작 음악 감독인 '칸노 요코'까지 참여한다고 하니 팬들의 기대가 올라갔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원작의 삶에 대한 주인공의 철학을 전혀 담지 못하고 그저 실패한 코스프레 작품이 공개됐습니다. 원작은 텅 빈 우주를 부유하는 주인공들의 쓸쓸함을 부각하는 반면, 넷플릭스 드라마는 주인공들의 분위기를 너무 가볍게 만들고 삶에 대한 고찰도 작품에서 삭제해버렸습니다.

 

TV판의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었던 이번 극장판은 역시나 톤 앤 매너가 원작과 같아서 편안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주인공들의 삶에 대한 회의감과 공허함을 잘 그려냈고 그들의 모습을 통해 현실의 내 삶에 대한 가치를 생각하게 했습니다. 최근 일본 애니메이션이 괴물이나 요괴, 귀신과 같은 장르를 주로 보여주는데, 이런 오래된 작품이 오히려 작품의 완성도나 가치 등이 더 높게 평가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른이 되어 이 작품을 접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국내 OTT 중에서 왓챠, 쿠팡 플레이에서 볼 수 있습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혹은 해당 OTT를 구독 중이시라면 한 번쯤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카우보이 비밥 극장판의 줄거리

서기 2071년 화성, 핼러윈 축제를 앞둔 알파시티에서 탱크로리 폭발 사고가 발생합니다. 사고 지역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사망하거나 이상 증세를 보였고, 이에 화성 정부는 폭발한 탱크로리 안에 생화학 병기가 들어있다고 추정했습니다. 범인의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하여 이번 테러 사건의 범인에게 3억 우롱이라는 거금의 상금을 걸었습니다. 사건 현장에서 다른 현상수배범을 뒤쫓고 있던 페이가 탱크로리 사건의 용의자를 발견했고, 우주선 비밥 호의 모두가 각자 나름대로 범인을 수색하기 시작합니다. 스파이크는 '콩'이라는 은어로 생물병기가 거래된다는 이야기를 접수하고, 수소문 끝에 모로칸 거리의 '라시드'라는 인물을 만나게 됩니다. 라시드는 스파이크에게 커다란 항아리 하나를 건네고 홀연히 자취를 감춥니다. 한 편, 제트는 과거 ISSP 동료였던 밥을 만나 '츄리어스 메디컬'이라는 제약회사의 우주 트럭이 강도를 만난 사건에 대해 듣게 됩니다. 수상한 점은 제약회사가 사건 자체를 은폐하려고 하는 것은 물론 회사의 경비를 강화했다는 사실입니다. 이와 맞아떨어지게도 천재 해커인 에드가 사건 현장에서 페이가 마주친 남자의 손목에 있던 문신을 분석해 그의 이름과 출신인 화성 육군 특수부대를 알아냅니다. 또한 그 부대원 대부분이 3년 전에 타이탄 전투에서 사망했음을 확인했습니다. 테러범의 이름은 '빈센트 볼라쥬'이고 기록상으로 그는 이미 사망한 상태입니다. 조사를 마치고 비밥 호로 돌아온 스파이크는 에드의 도움으로 항아리 안에서 구슬을 발견합니다. 구슬의 조사 결과, 그 구슬은 림프구처럼 생긴 수만 개의 나노머신이라는 것을 알아냅니다. 이에 제트의 정보에 따라 '츄리어스 메디컬'에 잠입한 스파이크는 모로칸 거리에서도 목격했던 '엘렉트라 오비로와'라는 여성과 교전합니다. 교전 중 그녀의 손목에서 화성 육군 특수부대 마크를 확인하고, 제약회사의 경비원들이 모두 군용 머신 건을 사용하고 있음을 발견합니다. 이로써 군이 이번 탱크로리 테러 사건과 연관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이번 극장판 [카우보이 비밥: 천국의 문]은 TV판의 22화~23화 사이의 시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TV판은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회차마다 주가 되는 인물이 있습니다. 극장판 역시 이런 형식을 띠고 있으며, 극장판의 주인공 '빈센트 볼라쥬'는 스파이크 스피겔와 유사한 인물로 삶과 죽음의 사이에서 방황하는 인물입니다. 이미 애니메이션이 결말이 나온 작품이기 때문에 극장판이 새로운 해석이나 추가 연재의 여지를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현실을 살아가지 못하는 또 다른 스파이크 스피겔의 씁쓸한 말로와 작품 특유의 분위기가 매우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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