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2022.07.20
등급: 12세 관람가
장르: 액션, 판타지, SF
국가: 대한민국
감독: 최동훈
러닝타임: 142분
배급: CJ ENM
외계+인, 하고 싶은 얘기가 뭐죠?
외계인 1부는 고려 시대와 현재, 서로 다른 시대에서 동시에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두 시대가 하나의 고리로 이어지며 각각의 이야기에 개연성을 부여합니다. 우선 핵심이 되는 사건은 외계인들이 지구의 인간의 몸에 죄수를 가두고 인간의 몸을 일종의 감옥으로 이용합니다. 외계인들은 시공간을 초월하여 이동할 수 있기에 외계인 죄수는 여러 시대에 걸쳐 인간의 몸에 혀 있습니다. 외계인 죄수를 관리하는 가드와 가드를 보조하는 썬더가 있고 인간의 몸에서 죄수가 탈출하지 못하도록 관리합니다.
고려 시대 이야기의 주인공은 무륵입니다. 무륵은 젊은 도사로 현상금이 걸린 신검을 쫒아 외계인들과 맞섭니다. 반면, 현대는 내용을 주도하는 명확한 주인공이 없습니다. 개별 캐릭터도 불명확합니다. 썬더와 가드가 주인공이라고 하기엔 이들은 외계인으로 '감정'이 없는 존재들로 이야기를 이끌 메인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다음, 어린 이안은 전혀 어린아이 같지 않은 성숙하고 이타적인 아이로 그려지는데, 그 캐릭터 자체가 납득되지 않습니다. 초등학생 아이가 외계인에게 둘러싸여 살면서 전혀 겁먹지 않고, 위험에 처한 가드를 구하려 애씁니다. 초반에 진짜 가족이 아니라면서 적대시하던 부분은 무엇을 위해 삽입한 장면인지, 앞과 뒤가 어색하게 느껴집니다.
감정이 키워드인 것 같은데, 그 감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앞, 뒤 설명도 없이 대사로 처리함으로써 맥 빠지는 전개로 만들어버립니다. 가드와 썬더는 감정이 없는 외계인이지만 고려 시대에서 엄마의 죽음으로 버려진 이안을 현대로 데려와 키우고, 위험에서 구해줍니다. 그런 행동은 보여주지만, 감정을 전혀 모르는 외계인입니다. 그 이후 나오는 썬더의 대사, "인간의 감정이란 정말 놀랍구나." 감정이 중요한 것은 알겠지만 이야기 빌드업이 안 된 상태에서 이런 대사는 오히려 역효과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시즌2가 이미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과거-현재 교차 방식을 택했나.
이번 외계+인 1부에서는 무륵과 이안, 자장과 설계자가 외계 에너지의 근원, 신검을 빼앗기 위한 전투가 핵심 이야기라고 보입니다. 그렇다면 현대의 장면이 굳이 1부에 삽입됐어야 했는가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시대 간의 교차를 한 편에 싣지 않고, 두 편으로 나누어 이야기를 풀었다면 더욱 몰입감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감독은 이 두 시대를 한 편에서 모두 보여주는 방식을 택했고, 이는 분명히 관객의 취향에 따라 평이 극명하게 나뉠 것입니다. 과거 편은 주인공 무륵부터 유머를 갖춘 캐릭터로 전반적인 분위기가 가볍습니다. 개인적으로 신선인 흑설과 청운의 유머는 극에서 가장 재밌는 부분이라고 생각할 정도입니다. 반면, 현대는 가드와 썬더의 등장을 주로 다루다 보니 경직돼 있고 외계 침공도 상대적으로 잔인하게 다룹니다. 같은 주제의 서로 다른 영화를 짜깁기한 듯한 어색함을 느끼게 합니다.
이미 1편 개봉 전부터 2편 개봉이 확정된 상태였기 때문에 분명 감독의 숨겨진 의도가 있을 것입니다. 최동훈 감독은 타짜, 도둑들, 전우치 등 이미 높은 완성도를 가진 작품을 선보인 감독입니다. 특히 타짜 1편은 분위기, 장면 교차, 대사 등이 아직도 회자될 정도입니다. 분명 그의 숨은 의도가 다음 편에서 설명이 되길 기대하겠습니다.
이렇게 후속 작품을 위해 한 편의 작품을 희생시키는 방식은 최근 마블의 페이즈4 작품들에서 많이 경험했지만, 한국 영화에서 SF 작품이 나오는 것은 흔하지 않기 때문에 약간의 기대를 하고 싶습니다. 아직 한국의 SF 영화는 승리호가 최선인가 하는 개인적인 안타까움이 어서 해소되었으면 합니다.
최근 영화관의 티켓 가격 상승으로 영화를 선택하는 데에 예전보다 많 고민 하게 됩니다. 그리고 OTT 서비스에서도 수준 높은 작품이 많이 공개되는 상황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한국 영화계에서 작품의 완성도에 더욱 신경을 써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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